요즘 여행 다녀온 사진 정리하다가 문득 생각나서 글을 써본다.
여행을 가면 꼭 어디를 가야겠다, 뭘 봐야겠다 이런 계획도 좋지만
나는 그냥 골목 돌아다니는 걸 좋아하는 편이다.
이번 여행에서도 딱 그랬다.
지도도 대충 보고, 발 가는 대로 걷다가
생각보다 기억에 많이 남는 장면을 하나 보게 됐다.
시장 근처 골목을 지나가고 있었는데
사람들이 유독 몰려 있는 곳이 있길래
“뭐지?” 하고 자연스럽게 따라 들어가 봤다.
그렇게 해서 처음 제대로 보게 된 게
바로 해외 명품레플리카들이 진열된 시장 풍경이었다.
사실 한국에서도 말로만 들어봤지
이렇게 대놓고, 이렇게 자연스럽게 있는 모습은 처음 봤다.

가방들이 쭉 늘어서 있었고
어디서 많이 본 디자인들이라서
순간 나도 모르게 한 번 더 쳐다보게 되더라.
괜히 호기심 생기는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가까이서 보면 확실히 차이는 느껴졌다.
가죽 느낌도 다르고, 마감도 정품이랑은 달랐다.
손으로 만져보면 “아, 이건 다르네” 싶은 순간이 오긴 온다.
그래도 멀리서 보면 디자인 자체는 꽤 비슷해서
왜 사람들이 관심을 갖는지는 조금 이해가 됐다.
근데 이상하게도
그 자리에서는 뭔가를 사고 싶다는 생각보다는
그냥 이 풍경 자체가 더 인상 깊었다.
해외 명품레플리카가 있어서라기보다는
그걸 둘러싼 사람들, 시장 분위기, 골목의 소리 같은 것들이
한 번에 들어와서 기억에 남았던 것 같다.
상인들 목소리, 지나가는 사람들 발걸음 소리,
각자 다른 언어로 오가는 말들까지 섞여서
되게 현실적인 느낌이 들었다.
관광지처럼 꾸며진 곳이 아니라
진짜 그 나라의 일상 한 조각을 보는 기분이랄까.
요즘은 블로그나 SNS만 봐도
해외 명품레플리카 관련 글이 정말 많다.
사진도 많고, 정보도 많고, 이야기들도 넘쳐나는데
막상 현장에서 직접 보니까
그런 글들로는 잘 안 느껴지던 분위기가 있었다.
이건 글로 설명하기보다는
직접 걸어보고, 보고, 느껴야 아는 느낌 같았다.
나는 결국 아무것도 사지는 않았다.
그냥 천천히 둘러보다가
“아 이런 곳도 있구나” 하고 나왔다.
근데 여행 끝나고 나니까
이상하게 그 골목 풍경이 계속 생각나더라.
여행이란 게 꼭 유명한 장소를 많이 찍고 오는 것보다
이렇게 예상 못 한 장면 하나가
더 오래 기억에 남을 때도 있는 것 같다.
이번 여행에서 내가 본 해외 명품레플리카 시장도
그런 기억 중 하나로 남았다.
다음에 또 다른 나라에 가게 되면
일부러 이런 시장 골목을 피해 다니지는 않을 것 같다.
굳이 뭘 사지 않아도
그 나라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사람들이 어떻게 살아가는지
조금은 더 가까이 볼 수 있는 느낌이 들어서다.
그냥 오늘은
사진 정리하다가 생각나서
이렇게 두서없이 적어봤다.
나중에 다시 보면
“아, 그때 이런 생각 했었지” 하고 웃을 수 있을 것 같아서 😊